15.07_알프스 봉우리 Schilthorn



(첫 번째 사진은 구린 디카로 줌을 해서 역시 구리게 나온 결과물)
호스텔에서 묵었던 방에선 창을 열면 저런 풍경이 나타났다. 이미 말한 것 같은데 밤새 폭포 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고 아침엔 이 동네를 지나다니는 꼬마기차(아 실제로 보면 정말 귀여운데.. 나라 간에 다니는 그런 고급 열차(ex 떼제베)들과는 차원이 다름)들이 칙칙거리는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매일 아침 그런 풍경이 펼쳐진다면 늦잠자는 버릇도 고칠 수 있을 것만 같아....... 하아.. 그래봤자 이 날은 8시에 일어났었다. 대충 라면으로 떼우고 쉴트호른에 올라가기 위해 숙소를 나섰다.






역시 꼬마기차를 타고 올라가서 중간 마을에 있는 쉴트호른으로 가는 정거장에 내려야 했다. 그래서 중간엔 좀 걸었는데 역시나 그 마을 또한 동화 속 한 장면 같고나.(사진은 어떤 음식점 위에 올라탄 젖소) 스위스에 있는 내내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었던 게 제일 좋았고 또 기억에 남았다. 분주하지 않고 급하지 않고 빡빡하지도 않은, 정신없는 시간에 빨려들어갈 것만 같은 그런 도시가 아니라 무얼 하든지 그저 고즈넉하고 한가한 내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만 같은 그 마을풍경. 남들은 스위스에서 날씨가 구려 산에 올라가서도 풍경을 볼 수가 없어서 안타까워했다던데 난 그런 것도 없이 내내 날씨가 환상적으로 좋았었다. 어딘가 정말로 유토피아가 있다면 이렇게 생겼을테지.






어딜 봐도 뻔하지만 전혀 지겹지도 않음. 음식점 위에 올라탄 젖소나 저렇게 어마어마하게 확대해 놓은 체스판 센스좀 보게. 저 말들 움직이면서 놀고 싶었지만 남의 집 앞마당을 무작정 쳐들어갈만큼 낯짝도 없구 난 혼자였구... 근데 저거 갖고 놀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드디어 케이블카 탑승 궈궈궈!!!!! 하지만 이 때까진 서양인들의 암내따윈 상상조차 못했다지(.........) 상상을 초월하는 그 시큼한 냄새... 상상하면 또 기억난다. 거짓말 안 하고 한 평 남짓한 케이블 카 안에 동양인이라곤 나 하나뿐이었고 내 주변으론 나보다 머리가 두개쯤은 큰 사람들이 가득 찼으니 그 냄새의 농도는.... (.......) 아 내릴 수 있다면 당장 문을 박차고 뛰어내리고 싶었음.

아참. 아까 그 마을 이름이 뮈렌Murren이었음. 꿈에서라도 다시 보고 싶다.






아.. 환상적인 봉우리여. 위에서 패러글라이딩 하는 사람도 있고 저길 직접 등반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사실 케이블카에서 내려 눈 따위 밟을 수 없는 걸 알고서 나도 돈좀 더 써서 융프라우 갈껄 좀 후회도 했었다. 거기선 썰매도 타고 얼음동굴에서 놀기도 한다던데. 정상에서 외국인들과 함께 신라면도 먹는다던데 ㄲㄲㄲㄲ(얼마나 한국인들이 많으면.) 어쨌거나 올라갔으니 긴팔 잠바도 벗고 사진도 찍었다. 쉴트호른에 대한 정보는 그때도 지금도 쥐꼬리 만큼도 없지만, 거기서 고릿짝에 007을 찍은 걸로 홍보를 한다는 사실은 기억난다. 영화를 보여주는 상영관도 있었는데 ㅋㅋㅋ 액션이 참 구수하더군.






내려오는 길에 점심을 해결하러 레스토랑 비스무리한 음식점에 들어갔다.

살인적인 스위스 물가에 또 한번 식겁하며 예산의 범위 내에서 메뉴를 보고 고른 것들. 빵과 스프와 특이하게 잔에 얼린 아이스크림. 참.. 혼자다니면서 잘 못먹고 다녔네. 그래서 더 외롭고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음식도 같이 먹어줘야 흥이 나는 거니까. 또 하나는 좋은 풍경과 아름다운 것들을 함께 하면서 같이 동감해줄 사람이 없다는 사실도 참 많이 아쉬웠었다. 혼자 여행하는 것의 단점이다. 다녀와서 그 때 그 광경이 어쨌다 저쨌다 말은 해 줄 수 있지만, 그거랑 어디 바로 옆에서 같이 숨쉬며 느끼는 것과 비교나 할 수 있겠냐그. 끼니도 일단 둘이라면 좀 비싸도 나눠먹기라도 하지... ㅋㅋㅋㅋㅋ 어쨌든 이 땐 일행이랑 헤어진지 얼마 안 되서 외롭진 않았는데 바로 독일로 넘어가면서 나의 고독함은 절정을 달렸다.

끼니도 해결하고 한국으로 보낼 엽서도 쓰고 사진도 찍고 혼자 잘 놀았음.




내려오면서 다시 아까 그 마을에서 찍은 집 사진. 저런 집에서 살고파.









+ 삘 받아서 올리긴 했는데 다음 편은 또 언제올라올지 알 길이 없음...... ㄲㄲㄲㄲㄲ

by 코코멜로 | 2009/01/19 22:32 | swiss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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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이는 at 2009/01/20 11:52
나랑 여행기 배틀 합시다ㅋㅋㅋㅋ
태그 어쩔거야ㅋㅋㅋㅋㅋㅋ 암내따윜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날씨가 진짜 캐 좋구만. 사진들이 다 엽서같아!!!!!! 요들송이 자동으로 플레이된다. 요들레히리요레히리요레히후디리♪

혼자 다니는거의 최대 단점은 맛난거 비싼거 혼자 못사먹는다는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이고ㅠㅠㅠㅠㅠㅠㅠ나도 그게 제일 서러웠음. 물론 나야 물가가 싸니까 더러 혼자 비싼것도 쳐묵쳐묵 하는데 (그래봤자 만원?) 반도 못먹고 다 버리고 나올때 눈물이.. 눈물이ㅠㅠㅠㅠㅠ
Commented by 코코멜로 at 2009/01/23 18:35
ㅋㅋㅋㅋㅋ 자기 맘대로 뭐든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제일 크긴 한데 이것저것 소소한 단점이 많은게지 ㅋㅋㅋㅋㅋ 화장실 갈 때도 모든 짐을 다 내가 가지고 들어가야 한다는거..... 흙... 영어도 안되니 너무 답답하더라 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벌써 전투력 상실.....(......)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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