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7_Hello!! swiss♡



잠깐 파리에서 건너올 때 이야기를 꺼내야 겠다. 이 때 부터 삽질의 시작이었음(.........) 생각만 해도 ㅋㅋㅋㅋㅋ 그땐 정말 어렸었지(....) 지금은 마냥 웃긴데 그 땐 하늘이 무너지는 줄 땅이 꺼지는 줄 알고 겁먹었음. 저번에 오르세 역에서 기차표 예약을 할 때 이동 시간은 아침이 낫겠다 싶어서 그렇게 했다. 낮에 이동하는 건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고 오후 늦게 이동했을 땐 밤에 숙소를 못 찾을 수도 있으니까. 무조건 빠른 시간으로 예약! 생각만 했더니 이 날은 새벽에 숙소를 뛰쳐나가야 하는 일이 발생한거다.
아아아아아!!!!!!!! 삽질 한가지가 더 있었어. 이 날 왜 꼭두새벽에 기차를 타야만 했는지, 더 큰 원인이 있었다지요 (....) 에혀.

파리에서 묵었던 민박집 예약을 잘못한거다. 한국에서 준비할 때 생각보다 준비를 일찍 시작했는데 숙소는 한 3개월 전에 예약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파리 일정변경을 하면서 민박에 수정해서 예약글을 올렸어야 했는데 그 과정에서 박수가 잘못 계산이 된거였다...... ㄱ- 5박 예약 해야할 껄 하루를 덜 했던 것이었지. 성수기여서 또 다른 숙소 찾기가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처음에 내린 결론은 역에서 노숙하는 것이었음.(...) 무식하면 용감하게 된다. 북역에서 스위스로 넘어가야 했기 때문에 거기서 어떻게든 있어보려고 했는데 민박집 아저씨가 강하게 만류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뭣도 모르고 용감했던 나는 가기로 결심했고 아저씨는 그럼 거기서 위험하다 싶으면 얼른 택시타고 돌아오라고 하셨다. 그렇게 숙소를 뒤로하고 지하철역까지 배웅해주려는 친구와(파리까진 동행자가 있었음) 걸어가고 있었는데 이 친구마저 안되겠다고 돌아가자고 그러는거다. 예상치 못한 반응에 덩달아 나도 겁이 났고 그래서 결국엔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아저씨와 여러 사람들한테 양해를 구하고 하룻밤을 더 묵게 되었다. 다행히 내가 묵었던 방에 자매가 있었는데 그 사람들에게 부탁해서 하룻밤 침대를 빌렸음. 그래서 무사히 자고 새벽 4시쯤에 일어나서 짐을 끌고 나갔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어마어마한 짓이 아닐수 없는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신 그러지 말아야지. 북역에서 뭔일 났으면 어쩔뻔했어.


여튼, 뻘짓(이 정돈 삽질이 아님)은 했지만 여기까진 별 문제될 것이 없었다. 스위스부터는 혼자 여행하는 일정이 되어버려서 그 때까지 기차를 어떻게 타야 하는지 몰랐던(기차표 보는 방법도 잘 몰랐음), 무지했던 나는 결국 예약했던 기차를 놓치고 만다. 기차 번호를 잘못 본 거지연. (보통 기차 옆구리에 기차 번호가 쓰여있다. 표에 쓰여진 번호와 같은걸 타면 된다.) 북역에 도착해서 지나가는 여러 사람들을 붙잡고 표를 보여주면서 어떤 기차 타면 되느냐고 세네번 물어봤던 것 같다. 확신없이 가르쳐준 대로 탄 내가 잘못이져. 결국 쌩뚱맞은 기차에 올라타 있다가 마침 들어오는 탑승객에게 '너 기차 잘못탔어. 이 기차 아니야.'라는 말을 듣고 허둥지둥 내렸지만 이미 기차는 가버린거지........................................................... 순간 당황해서 이걸 어쩌지 하는 생각만 머리에 가득찼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전혀 감이 안 오는 거다. 엉엉. 혼자 낯선 곳에 뚝 떨어진 위기감마저 드는 거였다. 우왕좌왕 눈물이 글썽글썽 하다가 퍼뜩 수수료 물고 다시 예매 변경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곧장 예매소로 뛰쳐 들어갔다. 거기 있던 직원 급 당황. 동양인 여자애가 질질 쳐울면서 들어오니 걱정까지 하는거다. 제일 가까운 시간에 맞춰 표 끊어줄테니까 얼릉 리용역까지 처달리라고 그런다. 엉엉.. 서글픈 눈물을 닦고 가방을 고쳐매고 트렁크를 꽉 쥐고 냅다 뛰었다. 또 놓칠까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다른 손에는 지하철노선표를 꼭 쥐고 조낸 긴장한거다. 뭐 결국엔 무사히 TGV탔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 지나고 난 일이라 웃기고 재밌지여, 그 때는 정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가 지옥인가 했네연. 




파리에서 곧장 인터라켄으로 들어가는 열차가 없어서 중간에 베른에서 갈아탔다. 갈아타는 시간도 오분밖에 안 되서 완전 허둥지둥. 어차피 예약하는 기차도 아닌데 놓치면 다음 것을 타면 될 것을. ㅋㅋㅋㅋㅋㅋ 이것도 다 능숙한 뒤에 이야기지 뭐. 


서역에서 동역으로 가는 도중에 찍은 사진.
 


이 전에 일기들을 다 읽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열흘이 넘는 기간동안 우울 + 고생 + 피곤 + 추운날씨 때문에 하루하루가 견디는 날들이었다. 여행이 아니라 서바이벌이었음. 날씨 구리다는건 지겹도록 말했으니 패스. 여름 날씨가 그렇게 추울줄은 꿈에도 몰랐네여. 그렇게 날씨에 시달리다가 스위스로 들어갔는데 진짜 거짓말 하는 것처럼 햇볓이 쨍쨍 호수는 반짝인거다. 와... 그 때의 신기한 기분을 잊지 못할거다. 싸구려 긴팔 입고 들어갔는데 덕분에 땀 뻘뻘 흘렸음. 그런데도 전혀 불쾌하거나 덥지 않았다. 그 따사로운 햇볓이 너무 따뜻했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썬크림 따위 바르고 싶지 않았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따갑게 내리쬐는 한여름 유럽의 햇볓을 온 몸으로 느꼈음. 장마기간동안 시들어가던 식물이 빛을 만나 광합성을 하는 장면이었다. 진심으로 감격스러워서 땅에다 대고 뽀뽀라도 할 기세였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 뒤에 눈 덮인 봉우리가 보이시나연. ;ㅁ;  여름 날씨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지(!)






인터라켄 동역에서 라우터브루넨(숙소가 있는 동네)으로 가는 기차를 기다리다가. 



인터라켄은 도시라고 말하기 보다 마을이라고 말하는 편이 낫다. 스위스의 왠만한 큰 도시 아니고선 다 마을이다. 삼일동안 내내 공기좋고 물 맑은 시골로 놀러온 기분이었다. 아무것도 안 하고 멍하니 보고 있기만 해도 마음이 착 가라앉아 편안했었다. 세상 근심걱정을 다 떨치게 해주는 편안함. 다른 어느 곳보다 시간이 두세배정도 느리게 가는 듯한 정겨운 풍경과 순박한 사람들, 따뜻한 바람과 소란스럽지 않은 공기. 내가 항상 그리는 유토피아가 딱 여긴듯 싶었다. 다시한번 다짐하는거지만 나중에 또 인간으로 태어나면 꼭 스위스에서 양치는 여자애로 태어나야지.(진심이다.)

라우터브루넨으로 올라가는 열차는 정말이지 작고 낡은 시골기차였다. 타는 사람도 별로 없음. 그 안에 앉아서 지나가는 예쁜 풍경들이 너무 아쉬워 동영상을 몇 개 찍어두었던 기억이 난다. 또 동양 여자애를 배려해 창가자리를 내어주신 스위스 할머니도 생각이 나는군. 사람도 없는 거의 빈 기차에서도 좌석번호 따라 앉는다고(바보같이) 복도자리에 앉았는데 넋놓고 창 밖을 바라보는 나에게 인자하고 몸집이 작은 할머니께서 자리를 바꿔주셨다. 그 마음이 온전히 전해지는 듯 했다. 할머니의 말따위 하나도 알아듣지 못했는데 자리를 비켜주면서 손가락으로 창밖을 가리키는 순간 날 배려해 주는구나 싶었다. 마음이 참 따뜻해졌었다.





유랑에서 펌.(사진이 잘리니 클릭하세영.)

마지막 사진이 내가 묵었던 밸리호스텔. 유독 한국인에게 인기가 높다. 85%가 우리나라 사람들임.(신라면도 팝니다.) 덕분에 혼자였던 나는 친구도 사귀고 즐거웠었다. 아, 호스텔치고 취사가 되는 아주 좋은 시설임. 저기 주인할아버지 아들 이름이 스테판이었지 ㅠㅠ 아아..스테판(...)

  


숙소에 체크인 하고 그날 들어온 같은 방 사람들끼리 금방 친구 되어서 밥해먹고 저녁에 산책했다. 이 날의 일과는 그걸로 끝. 라우터브루넨엔 정말 큰 동굴폭포가 하나 있는데 물 쏟아지는 소리가 24시간 쩌렁쩌렁 울린다. 아침에 눈 비비고 일어나서 듣는 폭포소리와 열어둔 창으로 들어오는 맑고 상쾌한 공기도 참 좋았는데.


동굴폭포.(정확한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저기 들어가 물맞으면서 소리지르고 즐겁게 놀았음. ㄲㄲㄲㄲㄲ  






동네 안에 있던 작은 묘지. 묘지도 동화같은 스위스.





  

숙소에 달린 창을 열면 바로보이던 풍경과 삼일동안 덮고 잤던 젖소 이불.





by 코코멜로 | 2007/11/29 21:00 | swiss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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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봉박 at 2007/12/01 23:46
ㅋㅋㅋㅋㅋㅋㅋ읽다보니 웃긴데 저땐 진짜 눈앞이 캄캄했겠다. 나는 여행갔을 때 노숙 비슷한걸 딱 두번했는데 한번은 뮌헨이었고 한번은 베네치아였음.ㅋㅋㅋㅋㅋㅋㅋ 뮌헨은 기차역이 워낙 따뜻해서 고생했던 기억이 없고 베네치아는 진짜 춥고 그랬는데 나랑 내 친구 맞은편에 앉아 있던 중국인 가족이 우리를 너무 신기해하고 지들끼리 수근대는거.ㅋㅋㅋㅋ일가족이 여행을 왔는데 아버지가 너무 풍채좋고 멋있었음. 결국 그 아저씨랑 계속 이야기하면서 기차 기다렸다?ㅋㅋㅋ

아 근데 스위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난 피렌체에서 스위스 가는데 주말이라 한번에 가는 기차도 없고, 한번 갈아타는 기차도 매진이어서 결국 두번 갈아타는거 타고 하루 꼬박 소진했음. 그 기차안에서 알아듣지도 못하는 독일 사투리 구사하는 할아버지들한테 경치 설명도 듣고 뭐 나름 재미있었던거 같아.ㅋㅋㅋㅋ 근데 너도 밸리 묵었구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벨리 샤워시설 너무 좋지 않아??ㅠㅠㅠㅠㅠㅠㅠ이불도 귀엽고 진짜ㅋㅋㅋ그 안에 있으면 내가 한국에 있는건지 스위스에 있는건지 헷갈릴 정도였지만 그게 참 나름 좋았지 말입니다. 근데 융프라우가면 결국 보는게 그게그거구나.ㅋㅋㅋㅋㅋ
Commented by 코코멜로 at 2008/01/03 00:35
어머 언니도 노숙했었어?? ㅋㅋㅋㅋㅋㅋ 뮌헨이랑 베네치아 기차역이라 함은 중앙역 말하는건가? 뮌헨 역은 내가 가본 역 중에서 가장 큰 걸로 기억하는데 ㅋㅋㅋ 그래서 사람도 엄청 많잖아. 하긴 그러면 덜 위험할 수도 있겠다. 그리고 베네치아 중앙역은 워낙 을씨년스러우니까 ㅋㅋㅋㅋ 그래도 별일 없이 노숙해서 다행이다. 혼자이면 못했을거야.

근데 뭐 피렌체에서 볼꺼 없자나 ㄲㄲㄲ 사자의 상이나 카펠교나 호수 정도?? 리기산 올라가면 또 모르까. 의사소통 안되는 사람이랑도 이것저것 손짓발짓 써가면서 초딩영어로 버벅거리며 대화하는 것도 지금은 다 추억이다. 그래도 나름 서로 알아듣는다는 ㄲㄲㄲㄲㄲ 밸리호스텔은 그야말로 김왕장이야. 너무 한국화 되어있어서 문제지만 ㄲㄲㄲㄲㄲ 그래도 좋았어. 언니 말대로 샤워시설도 좋았구!! 젖소 이불도 좋았구 ㅠㅠ 떠날때 알프레도 할아버지가 초콜릿도 주자나 ㄲㄲㄲ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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