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7_우울했던 하루



워털루역 안의 유로스타 탑승 입구.
파리 동행 g군 싸이 펌.



런던을 떠나면서 날씨가 조금 좋아지길래 속으로 욕을 했다.(샹 왜 내가 떠날 때 되니까 날씨가 좋아지고 지랄이얌이라넝리;ㅏㅁ나렁ㅇ;낭러!!!!!!) 그래도 파리는 여기보다 더 나은 날씨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섭섭하다는 생각 보다는 얼릉 파리에 가야지 하는 생각만 있었더랬지. 거의 비슷한 위도에 위치한 두 도시일 뿐이지만 날씨가 확연히 다를꺼라는 실날같은 희망을 붙들고 일단 유로스타를 타긴 탔다. 탑승 시간은 8시 경이었고 그렇다면 적어도 한시간 전에는 워털루 역에 가야 한다. 근데 이놈의 메트로가 7시에 운행을 시작한단다. -_- (일요일이라서) 뚜르 드 프랑스 행사 때문에 버스도 다니지 않았음. 묶인 몸이 되어 어쩔 수 없이 첫차 운행이 얼른 시작되길 기다리며 발을 동동 굴렀다. 게다가 내 오이스터 카드(교통카드)에 잔액이 안 남아있는 것도 모르고 어제 파운드를 다 써버린거.... ㄱ- 역 안에 뛰쳐들어가서 얼른 현금인출기를 찾았다. 휴. (전날 숙박비 계산이 잘못되서 £20 더 쓰고 여기서 £10 더 썼음. 지금 서랍 한 구석의 오이스터 카드 안에는 아마 £5 정도가 남아있을꺼다. 버린 돈이여.... ㄲㄲㄲㄲㄲㄲ) 급하게 충전하고 메트로를 미친듯이 갈아타 힘겹게 유로스타 탑승구에 도착했다. 워낙 탑승 심사시간이 오래 걸려서 놓친 사람들이 많단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걱정을 하고 있었지. 런던의 마지막도 이런 삽질로(ㄲㄲㄲ) 마무리 하는구나 싶었음.

아무튼 정말 무사히 유로스타에 탔고 도버해협을 건넜다. 비록 언제 건넜는지 알 순 없었짐안.. ㄲㄲㄲㄲ 게다가 은근히 기대했던 기차도 별로였구.... (뭔가 굉장히 좋은 기차 시설을 기대했음. ㄲㄲㄲㄲ)



미술과 낭만의 예술도시 파리.....에 도착했다. 그러나 날씨는 뭐.... ^_T 역시나 긴 팔을 안 입으면 돌아다닐 수 없었고 우산은 필수였으며 바람도 태풍처럼 불었지...여기도 도깨비 날씨입니다.ㄳ  Gare du nord 북역에 도착해서 교통권으로 3일권을 구입했다.(파리 비지트 3일권_1,2,3존 € 18.6)  지금 생각해도 런던보다 파리가 훨씬 더 나은 교통권 체제를 가졌다. 메트로나 버스를 밥먹듯이 이용해야 하는 배낭여행객들에겐 이런게 딱이다.

파리에선 '이네스민박'에 머물렀다. 민박집 치고는 몇 안되는 주택이었음. 숙소가 주택인가 아파트인가 하는 점은 은근히 사람을 피곤하게 한다. 귀가시간이라던가 샤워하는 시간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밤도 낮처럼 돌아다니려면, 꼭 봐야 한다는 야경을 놓치지 않으려면 아쉽게 마련이다. RER B선을 타고 Arcueil-Cachan역에 내리면 한적한 주택가가 나온다. 한국으로 치자면 서울을 빠져나온 근교쯤. 중심가까지 가려면 15분 정도 걸린다. 뭐.. 그다지 나쁘지 않음. 아침으로 빵을 비롯한 간단한 식사가 나오고 저녁엔 밥(!!!!!)이 제공된다. 첫날 체크인 하고서는 마침 메뉴가 스테이크였음. 꺄하하. 그러나 난 그 스테이크 앞에서 울어야만 했지.(....) 이 이야긴 조금 뒤에. 숙소가 꽤 크고 별채까지 있다. 여기서 박 수를 잘못 계산해서 하루를 노숙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음. 이 것도 나중에 이야기 하겠음.





일정의 시작은 노트르담 성당.


       


       

왼쪽사진 네 명의 성인 중 가장 오른쪽에 열쇠를 들고 있는 사람이 베드로(피에트로)성인. 종교가 없어 잘 몰랐는데 알고 가면 더 재미있었겠지 싶다. 유럽 갈땐 성경 혹은 그리스 로마신화를 읽는게 필수. 아는만큼 보입니다.




       
성당 안에는 하나에 € 2 씩 하는 소원빌기용 양초가 있다. 이건 유럽 어느 성당을 가도 볼 수 있는 것인 듯. 한번도 해본 적은 없는데 지금 생각하면 약간 후회가 되기도 한다. 양초 하나에 이천사백원이냐라는 생각이 먼저 들어서 말이지.. ㄲㄲㄲㄲㄲ  하늘을 찌를듯한 무서운 성당을 안까지 꼼꼼히 구경하고 꼭대기엔 올라가지 않았다. 그러고 나니 밥 생각이 났음.



소르본 대학과 시떼섬을 가는 도중에 대학가 먹자골목을 찾았다. +ㅁ+  싼거 먹겠다고 얼마간을 헤메다가 들어간 곳이 케밥집. € 4.50 에 점심 해결.


       

메뉴판에 사진이 있어 다행히 this one으로 주문했다. 런던을 떠나면서 한가지 걱정했던 것은 곳곳의 표지판들과 지명, 음식이름을 어떻게 읽는가 하는 거였다. 음식점 메뉴판에 사진이 있다면 물론 좋지만 안 그런 경우도 많으니.. 그래도 왠만한 데는 그 나라 언어로 음식 이름을 써 놓고 그 아래 조그맣게 영어로 설명이 되어 있다. 깨알같은 음식 재료 설명을 읽으면서 메뉴를 골랐었지 ㄲㄲㄲ 여기선 일행이 나 포함 3명이었고 그래서 메뉴를 3가지 시켰는데 다른 문제가 생긴거다. 내가 시킨게 어느 것인지 모르는 상황 (......) 이건 뭐 물어볼수도 없구여. ㄱ-  그래서 걍 먹었다. 케밥이 그게 그거지 뭐^^^^^^^





이동 중에 보았던 노천 카페들과 그 앞에 자리했던 분수. 푹푹찌는 여름이라도 시원할 듯 하다.





파리의 판테온 사원. 로마에 있는 판테온을 본딴 성당이라고 합니다.


판테온 사원에 다다라서 우울한 기분은 최고조가 되었다. 이런 날씨에 이런 고생 하려고 그렇게 많은 돈을 들여 유럽을 왔나 싶은 생각이 드는거다. 몸도 힘들고 그 유명하다던 건물들과 도시도 별 감흥이 없고... 감동도 없고. 재미도 없고. 정말이지 할 수만 있다면 집에 가고 싶었다. 너무 우울해서 판테온 안에 안 들어갔음. ㄱ-  지금 생각해보면 좀 바보같은 짓이지만. 일행들 나올때까지 밖에서 떨고 있었다. 진심으로 집에 가고 싶었음.





오지게도 온다. 판테온 앞 도로.



거지같은 기분으로 저녁을 먹으러 숙소로 들어갔다. 메뉴는 스테이크였으나 그것과 조우하는 순간 그냥 눈물이 팍 나더라. 다리는 부러질 듯 아프고 비 맞아서 춥고 날씨는 좋아질 기미도 안보이고.. 제일 힘들게 했던건 여행하는 30일 내내 날씨가 이러면 어쩌지.. 하는 거였다. 이따위 이상기후를 어떻게 추측하나여. 작년엔 분명히 폭염이라고 그랬다. 유럽에서 사람들도 죽고 여행갔다온 주변 사람들도 너무 더워서 하루에 샤워를 수번이나 했다고. 그런데 올해는 왜 이러냔 말이야. 여름이면 여름답게 더워야지. 유럽이야말로 우기인가. 생각해보니 인간은 원래 햇빛을 못 받으면 우울해지게 마련이다. 그래. 바로 그런거였다고. 한 살이라도 덜 먹었을 때 고생은 일부러라도 한다지만 이건 너무하잖아. 뭔가 친한 친구에게 배신당한 기분이었다. 고작 날씨 때문에???? 라고 하면 섭섭하다. 여행의 반 이상은 날씨가 좌우한다고. 게다가 온 종일 밖을 돌아다녀야 하는데. 아니 무엇보다도 여름이면 더워야지. 왜 춥냔 마리햐... 여행 도중에 만난 친구들에게 스테이크 앞에서 울었단 이야기를 하니까 웃더라. 농담인줄 알고. 근데 그 스테이크를 목구멍으로 삼키는 그 순간에도 눈물이 질질났다. 엉엉 엄마 나 집에 갈래. 힘들어 ㅠ_ㅠ 이 상태. 진지하게 슬프고 진심으로 서러웠다.



by 코코멜로 | 2007/09/02 20:31 | paris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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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ㅇ-ㅇ at 2007/09/03 08:21
집의 소중함과 엄마의 소중함을 알았구나... 정말 날씨가 왜 저런거야. 좋은 런던과 파리가 지옥처럼 느껴졌겠다.
맙소사..-_- 여행은 그 나라와 도시를 느끼고 보고 하는 것 뿐만아니라 만나는 사람들이나 그 문화, 그리고 여행하는 날동안 느끼는 것들이 모두 배움이 되는거 같아. 그래서 친구와 함께 하는여행도. 혼자하는 여행도 모두 좋단 생각이 들어. 니가 꼭 필요한걸 배우고 왔다는 생각이 들어.ㅋㅋㅋㅋㅋㅋ 그렇지 않아?ㅋㅋㅋㅋㅋㅋ
Commented by at 2007/09/03 22:29
그래도 난 니가 부럽다그 ㅋㅋㅋㅋㅋ
Commented by 화주 at 2007/09/04 13:27
오죽 힘들면 울었을까..ㄲㄲㄲ 어쨌든 재미있게 잘 읽고 있음!! 이제 파리 시작이니 나머지 나라는 언제.. 이러다가 겨울방학 되겠어요!
Commented by 코코멜로 at 2007/09/05 20:18
ㅇ-ㅇ_지옥이라고 표현하기엔 넘 하구. ㄲㄲㄲㄲ 고생하면 철드는가봐. 30일 동안 내가 느꼈던 감정이나 기분들도 모두 한편의 추억이 되는거지. 그래서 더욱더 여행이 소중한게 아닐까 싶다. 히히. 혼자서 하는여행도, 더없이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여행도 다 나름대로의 장단점이 있어. 나도 내가 필요한걸 배운것 같애 ㅋㅋㅋㅋㅋㅋㅋ

맥_나도 저때의 내가 부럽다. ㄲㄲ

화주_이제 개강이라 텀이 얼마나 길어질지는 나도 몰라. ㄲㄲㄲㄲ
Commented by ㅇ-ㅇ at 2007/09/06 21:13
여자는 애낳고 나서 철든다고 하는데, 넌 배낭여행하고 철들었으니..
그럼 배낭여행이 애?? -_-
Commented by 메이플시럽 at 2007/09/11 19:27
this one으로 주문했다 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ㄱ
Commented by 코코멜로 at 2007/09/11 23:48
ㅇ-ㅇ_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배낭여행이 애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철들게 해준 여행이 참 고맙지 뭐.

시럽님_ㄲㄲㄲㄲㄲㄲㄲㄲㄲ 웃기졍? 저도 웃겨영. 메뉴판을 일일히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디스원을 외치는 심정이란 ㅋㅋㅋㅋㅋㅋ 딱히 영어가 아니라도 뭔가 외국어 하나쯤은 꼭 배워둬야 할 것 같아여. 흑
Commented by tndud at 2007/09/23 12:49
아이구야 ~~ 토닥토닥 힘들었겄네 아주그냥 ~
진짜 날씨 어두우면 콱 죽고싶은 심정 ㅜㅜ
this one은 세계 공통어예요 부끄러울 필요가 전혀 없어요
Commented by tndud at 2007/09/23 12:49
일본에서는 고레 하나면 오케이
Commented by 코코멜로 at 2007/09/26 00:16
ㅋㅋㅋㅋㅋ 눈물의 스테이크. 절대 잊을 수 없을껴. 경험이나 담력이 생기면 괜찮아지겠지. ㄲㄲㄲㄲㄲ
근데 '고레'가 무슨 뜻이었더라? '이것' 이었던가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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